오늘 퇴사하면
지금 직장동료 몇 명과
연락하게 될까요?

몇 일 전 뉴스영상을 보면서 댓글을 보다 보니 생각할만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뉴스 주제는 '대기업 임원'으로 25년 다니고 퇴사해도
국민연금 시작하기 전 65세까지 수입이 없어서 삶이 팍팍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월급이 10분의 1로 줄어들지언정 어떤 일이든 한다는 논조의 뉴스영상이었습니다.
그 때 댓글에,
매일같이 속 내 이야기하고,
밥먹고, 술도 마시던, 그런 동료들이
퇴직 후 한 순간에 다 끊기니까 힘듭니다.
이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그 날부터 이 댓글이 머리속에 오래 남더군요.
저도 몇 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나서 내가 핸드폰 열고 편하게
당장에라도 밥먹자고 연락할 수 있는 과거 직장 동료가 몇명일까 생각해봤습니다.

1. 병역특례 프로그래머 시절 (2000년 ~ 2003년) , 1명
2. 한화생명 시절 (2005년 ~ 2008년) , 2명
3. 삼일회계법인 시절 (2009년 ~ 2012년) , 1명
4. 삼성화재 시절 (2012년 ~ 2019년) , 3명
저는 개인적으로 앞으로 오랫동안 늙어서도 연락을 유지하고 싶은 분이 총 7명이 있네요.
이 숫자가 작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편하게 언제라도 전화하면 받아주고,
"이번 주 시간내, 밥먹거나 차한잔 하자, 내일 어때?"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이정도만 있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릴 때 직장생활 할 때 본 글에서 어떤 부분이 기억나는데
퇴사 후, 과거 직장 동료 세 명과 연락만 유지해도 성공이라고 했던
결과 문구만 기억납니다.
(* 논리적 근거는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SNS로 연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점점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의 면이 넓어지면서
핸드폰에는 참 많은 사람의 번호가 저장됩니다.
제가 매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톡에서 오늘이 생일인 친구가 늘 몇 명씩 뜨더군요
1년 365일인데, 매일 3~5명 이상 뜨는 것을 봐서는
제 핸드폰에도 대략 천 명 ~ 이천명 가량은 저장 되어 있나 봅니다.

그래도,
맘 편하게 연락하고 싶을 때에는 항상 친구를 찾게 되죠.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저를 포함해서 7명이 카톡방에 있는데,
이 곳이 가장 의지되는 공간이고
정말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 하는 곳입니다.
각각의 와이프들은 저희가 여기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거 보고
" '자랑방'에서 자랑 좀 그만해 "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나 오늘 스파게티 먹었어" 인증,
"나 오늘 테니스 했어" 인증,
"와이프한테 이런 요리 해줬어" 인증,
이러고 놉니다.
와이프들이 봐서는 대체 남자들, 40대 중년의 아저씨들이 왜 저러나 싶겠죠.
근데, 이렇게 친구들과 매일같이 카톡방에서 신변 잡기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더라구요.
평생 학창시절 그렇게 많은 친구를 만났지만
지금은 이 친구들만 평생 있어도 충분하다
이런 마음부자같은 생각이 듭니다.

퇴사 후 인연 ,
만남,
헤어짐
너무 심각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퇴직하고 나면 과거의 동료들은 대부분 그냥 헤어지는 게 당연한 거죠.
같은 공간안에 있으니 속 편하게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지,
공간이 분리되고 변경되면 헤어짐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다만,
내가 이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주도적으로 좀 끌고 가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삼성화재를 퇴사했지만
삼성화재 때 후배 셋은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편한 후배들이라서
제가 틈 나는 대로 연락도 하고,
밥도 먹자고 하고,
그러면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으니까요.
이 친구들을 무슨 사업파트너로 쓰려고,
지금 창업한 우리회사에 데리고 오려고 그런거 없습니다.
젊었을 때 즐겁게 공유했던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그런거죠.

참!
저는 퇴사했는데 제가 연락하고 싶은 사람은 아직 그 회사를 다니는 경우...
저는 어찌 보면 그 사람한테는 저와 같은 입장이 아니겠죠?
내가 너 보고 싶어서 밥도 사고 차도 한 잔 사는데,
너는 나한테 왜 이러냐... 이러면 서로 피곤할 것 같습니다.
나는 외로운 상황이고,
저쪽은 안 외롭잖아요.
그냥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나랑 시간내 줘서 고마워,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기대없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꼽은 저의 과거 직장 동료들
제 입장에서야 저한테 소중한 한 명, 두 명 정도 꼽은것이지만
제가 그들에게 그런 수준인지는 알 지 못합니다.
사실 그 내용을 알 필요도 없고요.
설 연휴를 앞둔 금요일입니다.
연휴 전날이라 마음도 설레이고 조금은 들뜰 수도 있는 하루네요.
오늘은 블로그에 저도 편안한 마음으로
퇴직을 여러번 한 경험자로서~
위의 댓글을 남긴 저 한 분께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