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인터뷰에 답할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 서면으로 인터뷰 질문을 받아보고 나서 그 중 한 질문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 창업을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저는 삼성화재를 재직하면서 3년 2개월의 창업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단계 : 2016년 5월 ~ 2017년 12월 , 혼자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

2단계 : 2018년 1월 ~ 2019년 7월 , 8명의 팀원이 함께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

이렇게 두 단계로 거쳐서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창업의 어려움을 떠올려 보자면,
1단계 홀로 준비하던 시기가,
당연하게도
2단계 동료들과 준비할 때 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알 수 없는 두려움
창업을 고민하기 시작할 당시 2016년, 서른 여덟살의 저는 두려웠습니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배는 분명히 타이타닉 호가 맞았습니다.
삼성화재도 타이타닉 같이 크고 거대한 회사입니다.
(* 삼성화재는 지금도 1년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거대한 회사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보험업도 매우 크고 탄탄하고 거대한 사업이었습니다.
(* 지금도 매년 국내의 40개 보험회사들이 가져가는 순이익이 약 5~6조원 이상 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그렇게도 불안했을까요?
아직은 보이지는 않는데 10년뒤 왠지 이 타이타닉은 큰 얼음을 만나고 사고가 날 것 같았습니다.
2007년 아이폰이 나오고 전세계는 다 바뀌었는데,
왜 여기만 이렇게 평온하지?
왜 우리는 아직도 10년전 그대로이지?
왜 대한민국(국내) 보험업은 내가 2005년 처음 상품개발을 시작했을 때나, 2016년 지금이나 변한게 없지?
이래도 되나?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지금 서른 여덟살의 나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데,
내가 우려하는 10년 뒤 마흔 여덟살의 나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고.
제 두려움의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삼성화재가 타이타닉 같이 느껴지고,
보험업이 타이타닉 같이 느껴졌습니다.
어서 탈출을 해서
10년뒤 다가올 험난한 행보를 미리 대응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그렇게 어렵게 얻은 미국보험계리사(ASA)자격증도 다 버리고
아예 보험업종을 떠날 생각을 전제로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겠다,
어떤 멋진 비전, 확신 등을 가지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마음속의 저 절박함 하나만 가지고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웠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2016년 당시에 이미 상당히 많은 스타트업이 존재했고,
상당히 인터넷도 발달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창업은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방법론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좀 쉽게 말해서, 어디서 무슨 강의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노하우 전수는 아예 없었습니다.
(* 스타트업 창업 강의는 2022년 지금도 딱히 신뢰가 갈 만한 강의는 제가 못봤습니다.)
요즘 자기계발과 관련한 강의,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는데
5~6년 전 당시만 해도 자기계발 강의 역시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으니까요.
제가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유명한 경영인 또는 최근 창업한 사람들의 책보고, 인터뷰 기사 보고,
해외 스타트업들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아 보는것이 전부 였습니다.
1년 7개월동안 홀로 책보고, 벽보고, 노트보고, 화면보고, 구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누구의 도움없이
홀로
창업의 미션을 찾아가는
1년 이상의 그 긴 여정
이 시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두려움을 가득 안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매일 새벽 3시 무렵에 일어나서
1년 이상을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 했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이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대체 왜 창업을 하려는 것이지?
평범한 자영업을 하려는 것인가?
치열한 대한민국을 떠나서, 해외 이민을 가고 평탄하게 살고 싶은것인가?
내가 태어난 이유는 무엇이지?
나는 무엇을 잘 하지?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을까?
이런 고민의 고민 끝에
1년이상을 돌고 돌아서
다시 제가 제일 잘 하는 보험업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내가 왜 계리사가 되고 싶었는지,
내가 왜 보험업을 어린 나이에 골랐는지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전세계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더 많은 사람에게 보험의 혜택을 주는 그런 회사를 만들겠다는 미션을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과정까지가 가장 힘들고 험난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미션을 발견하면서부터 하나씩 일이 쉽게 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인터뷰 질문에 답하기에 너무 긴 내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