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성화재에서 장기보험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 몸을 위한 건강보험, 암보험 등의 상품들이었습니다.
상품개발이라는 것이 원론적으로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냐고 적어 보자면
-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 수익성이 있는 상품을 설계해서
- 고객에게도, 회사에게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제대로 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상품개발자들이 더 신경쓰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업계동향
경쟁사들의 상품판매 출시 현황
바로 이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무리 머리 쥐어짜고 신상품을 개발하고 싶어도
경쟁 보험회사들이 신상품 A, B, C 등을 출시하게 되면
그 상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렇게 말하고 솔직히... 베낀다고 말씀 드릴 수 있죠)

(* 업계에서 신상품이 하나씩 나올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제가 일하던 삼성화재가 업계 1위였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까지 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상품들이 하나 둘 씩 툭툭 튀어나오면???
현업에 있는 우리는 일단 그게 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는지 검토하고,
고객과 보험설계사의 반응까지 좋으면
바로 부지런히 유사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 베껴야 합니다.)
제가 보험회사에서 상품개발을 주 업무로 하다가
보험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한 발 뒤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솔직히, 얼마나 맘이 편해졌는지 모릅니다.

다람쥐 쳇바퀴 구르듯이 신상품 하나 만들고, 끝나기가 무섭게
또 옆에 경쟁사 상품들 살피면서 베끼거나 아님 하나 더 더한 상품 만들어야 하는 일상들
적어도 보험 스타트업을 만들고 나서,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서 좀 더 창의적으로 사업을 구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블로그 주제를 이 내용으로 잡은 것도 아래 기사를 보고 나서 입니다.
http://www.ins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43
메리츠화재, 유사암 파격 '납입면제' ...하반기 '간편·통합·암보험' 시장 뒤흔드나 - 보험저널
손보사 간편보험·통합보험·암보험 시장이 떠들썩하다. 메리츠화재가 7월초 들고 나온 유사암 납입면제를 두고 하는 애기다.판매경쟁이 후끈해 지고 있는 손보사 업셀링 시장의 보장범위가 갈수록 더 세지고 있...
www.insjournal.co.kr

간단히 말해서,
예전에는 암 이라고 해도 큰 병 위암, 간암
이 정도는 되어야지 여러가지 혜택이 많았습니다.
특히, 암이 걸리면 이후에 내야 하는 보험료 전체를 면제하는 기능등에 있어서
위암, 간암 등 큰 암에 걸려야만 혜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다 보니
이제는 유사암(또는 소액암) 이라고 불리는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등에 걸리더라도
이후에 내야 하는 모든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기능이 생긴 것입니다.
(* 저는 이 블로그 글을 위의 보험회사(메리츠화재)와 아무 상관없이 쓰는 것입니다. )
제가 현업 상품개발팀에 있었으면
이런 신상품 나올 때마다 스트레스 팍팍 받았을 것입니다.
어이구!
그럼 우리도 이제 유사암까지 전부 납입면제 해야 하나?
메리츠화재의 이 작은 행위 하나가
전 보험업계 상품개발팀 전체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런 행위를 보고 즐기시면 됩니다.
우리 소비자들에겐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좋은 상품이 공급되고 배달되는 것이거든요
주말 저녁,
문득 보험 상품개발팀 현업의 전 동료들을 떠올리면서 이런 글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