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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이나 굽은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도로를 관리한 쪽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2026. 09. 17. · 심의필 제2026-WEB-0908-G
빙판길이나 굽은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도로를 관리한 쪽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사진 : MrsBrown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빙판길이나 굽은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도로를 관리한 쪽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눈이 온 뒤 빙판길에서 차가 미끄러졌습니다. 굽은 길에서 방호울타리가 없어 차가 도로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신호등 옆 표지판이 헷갈리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사고 뒤에는 이런 물음이 나옵니다. «도로를 관리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도 책임이 있지 않나?»
실제로 사고를 처리한 자동차보험 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구상을 청구하는 일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물음을 국가배상법 제5조와 대법원 판결로 읽어 보겠습니다. 법원이 도로에 요구한 안전성이 «완전무결»인지 «상대적 안전성»인지, 그리고 무엇을 따져 하자를 판단했는지입니다.
국가배상 책임의 인정은 도로와 사고의 사정에 따라 따로 판단되는 일이어서, 이 글은 판결 문장을 옮겨 읽는 데까지만 합니다.


📌 오늘 볼 것

  1. 국가배상청구소송 —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라는 말
  2. 빙판길 추락 사고 — 대법원 2022다270309
  3. 굽은 길의 방호울타리 — 대법원 2013다208074
  4. 경고표지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 대법원 99다54998
  5. 꺼져 있던 시선유도등 — 대법원 2014다201087
  6. 헷갈리는 표지판 — 대법원 2022다225910
  7. 누구를 상대로 하나 — 신호기와 대법원 99다24201
  8. 판결들이 공통으로 따진 다섯 가지
  9. 사고 뒤 남겨 둘 기록
  10. 보험회사가 구상하는 자리
  11. 국가배상청구소송 알아볼 때 볼 것 셋


1. 국가배상청구소송 —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라는 말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은 도로·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가 생기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도로는 대표적인 영조물입니다.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70309 판결은 이 «하자»를 이렇게 풀었습니다. 공공의 목적에 쓰이는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그 안전성을 갖췄는지는 관리자가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관리자의 재정적·인적·물적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로도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곧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이용하는 사람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습니다.


판결이 적은 기준뜻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완전무결이 아니라 용도에 맞는 안전성
위험성에 비례한 방호조치의무위험이 큰 곳일수록 더 많은 조치
재정·인적·물적 제약 고려관리자가 할 수 있는 범위도 봄
상대적 안전성이용자의 상식적·질서 있는 이용을 전제

국가배상청구소송 —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라는 말

사진 : Sunriseforever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2. 빙판길 추락 사고 — 대법원 2022다270309


그 사건은 겨울철 군이 관리하는 농어촌 도로에서 좌회전하던 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약 4m 아래 논으로 떨어져 동승자가 뇌출혈 등을 입은 사고였습니다. 차량의 보험회사가 동승자 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뒤 군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겨울에 빙판이 생기면 추락 위험이 늘 있는데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이 없었다며 군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강설의 경우 고속도로 같은 특수 목적의 도로가 아닌 일반 보통의 도로까지 관리자에게 완전한 설비를 갖추고 제설해 위험을 즉시 배제하도록 하는 관리의무를 지우는 것은 적당하지 않고, 그런 도로의 통행 안전은 통행자 개개인의 책임으로 확보해야 할 여지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강설량과 결빙 정도, 군이 위험이 높은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제설해 왔는지, 군의 제설 능력으로 빙판을 제거할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는지, 다른 차량들은 무사히 통행했는지, 운전자의 운전 행위와 과실은 무엇인지를 심리하지 않은 채 하자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빙판길 추락 사고 — 대법원 2022다2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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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굽은 길의 방호울타리 — 대법원 2013다208074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다208074 판결은 비가 많이 온 날 지방도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어 앞지르기를 하던 차가 반대편 도로 밖 계곡으로 떨어져 동승자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차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로 갓길 쪽으로 미끄러지는 경우는 통상 상정하기 어렵고, 도로안전시설 지침이 그런 경우까지 대비해 방호울타리를 설치하도록 규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사고는 정원을 넘어 6명이 탄 차가 비 오는 날 시속 60~70km로 중앙선을 침범해 추월하다 생긴 이례적인 사고였고, 같은 곳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는 자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방호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2013다208074에서 본 사정판단의 방향
중앙선 침범 앞지르기 · 과속 · 정원 초과 · 빗길이례적인 사고
반대 차로 갓길로 미끄러지는 경우통상 상정하기 어려움
같은 곳의 유사 사고 자료 없음하자 인정 근거 부족


4. 경고표지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 대법원 99다54998


경고표지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 대법원 99다54998

사진 : danielemik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54998 판결은 겨울철 산간지역 도로에 강설로 생긴 빙판을 그대로 두고, 도로 상황에 대한 경고나 위험표지판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도로관리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강설이 자연현상으로서 위험의 정도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고, 넓은 지역에 일시에 나타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도로 자체에 융설 설비를 갖추는 것은 기술 수준이나 재정사정상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적설지대의 도로나 최저속도 제한이 있는 고속도로 같은 특수 목적의 도로가 아닌 일반 보통의 도로에서는 관리자에게 위험을 즉시 배제할 의무를 지우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2022다270309 판결도 이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5. 꺼져 있던 시선유도등 — 대법원 2014다201087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4다201087 판결은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차가 도로가의 철제울타리를 들이받아 조수석 동승자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사고지점의 점등식 시선유도시설은 당시 꺼져 있었습니다.
법원은 사고지점에 점등식 시선유도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 전 지점에 «좌로 굽는 도로» 표지판, 합류도로·횡단보도 표지, 흰색 정지선, 철제울타리 앞 경광등과 가로등 경광등이 운전자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설치되어 있었던 점을 들어, 관리자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봤습니다.
시설 하나가 꺼져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원심을 정당하다고 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판결사고하자
99다54998산간 일반도로 빙판 · 경고표지 없음그것만으로 하자 아님
2014다201087음주운전 · 시선유도등 꺼짐 · 다른 표지·경광등 있음하자 아님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도로의 위치와 구조, 사고 당시의 사정에 따라 결론이 갈렸으니, 내 사고는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십시오.



6. 헷갈리는 표지판 — 대법원 2022다225910


도로 표지판을 두고 다툰 사건도 있습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다225910 판결입니다. 제주의 한 교차로 유턴 보조표지에는 «좌회전 시, 보행신호 시 / 소형 승용, 이륜에 한함»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신호등에는 좌회전 신호가 없었고 좌회전할 길도 없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던 여행객이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 뒤 유턴하다 반대편 직진 차량과 충돌해 크게 다쳤습니다.


표지와 현장내용
유턴 보조표지«좌회전 시, 보행신호 시 / 소형 승용, 이륜에 한함»
신호등좌회전 신호 없음
도로 구조좌회전할 길 없음
사고 전표지 관련 민원·사고 없음

법원은 교통안전시설인 표지의 내용이 설치 장소의 구조·상황·신호체계에 부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운전자에게 착오나 혼동을 줄 우려가 있는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운전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좌회전할 도로도 좌회전 신호도 없는 교차로라면 평균적인 운전자는 보행자 신호가 녹색일 때 유턴할 것으로 보이고, 사고 전에 그 표지로 민원이나 사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표지에 신호체계·도로구조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통상 갖출 안전성이 결여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7. 누구를 상대로 하나 — 신호기와 대법원 99다24201


신호기나 안전표지의 하자로 사고가 났다면 누가 배상책임을 지는지도 물음이 됩니다. 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24201 판결은 판시사항에서, 지방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이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아 설치·관리하는 신호기의 하자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귀속 주체를 지방자치단체로 정리했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경찰이라도, 법이 권한을 위탁한 구조에 따라 책임 주체가 따로 정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설누가 관리하나배상책임 주체(판결)
신호기(권한 위탁)지방경찰청장·경찰서장지방자치단체 (99다24201)
군이 관리하는 도로군군을 상대로 구상 청구 (2022다270309)


8. 판결들이 공통으로 따진 다섯 가지


오늘 본 판결들이 하자를 판단할 때 반복해서 든 사정을 모으면 다섯 가지입니다. 99다54998 판결의 문장대로 도로의 위치 등 장소적인 조건, 도로의 구조, 교통량, 사고 당시의 교통 사정 등 도로의 이용 상황과 본래의 이용 목적, 그리고 물적 결함의 위치와 형상입니다.


판단 요소판결에서 드러난 모습
장소적 조건농어촌 도로 · 산간지역 · 커브길
도로의 구조방호울타리 · 미끄럼방지 포장 · 교차로 모양
교통량·이용 상황다른 차량이 무사히 지나갔는지
사고 당시 교통 사정강설·강우 · 운전자의 속도와 앞지르기
결함의 위치·형상빙판 · 꺼진 시선유도등 · 표지의 문구

이 요소들을 사회통념에 따라 구체적으로 종합한다는 것이 판결의 방식이었습니다. 한 가지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 원심들이 여러 번 파기된 까닭이기도 합니다.



9. 사고 뒤 남겨 둘 기록


판결들을 거꾸로 읽으면, 도로 하자를 다툴 때 어떤 기록이 쓰였는지가 보입니다. 2022다270309 판결은 강설량과 결빙 정도, 관리자의 제설 작업 순서와 능력, 다른 차량의 통행 모습을 심리하라고 했고, 2014다201087 판결은 사고지점 앞의 표지판·정지선·경광등 위치를 하나씩 들었습니다.
그러니 도로 상태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생각된다면, 사고 직후의 현장 사진과 영상, 그날의 기상 기록, 주변 표지와 시설의 위치를 남겨 두는 것이 판결이 본 재료와 같은 자리입니다. 다만 같은 판결들이 운전자의 속도와 운전 방식도 함께 따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10. 보험회사가 구상하는 자리


2022다270309 사건에서 소송을 낸 쪽은 피해자가 아니라 자동차보험 회사였습니다. 보험회사가 동승자 등에게 배상금을 먼저 지급한 뒤, 도로에 하자가 있다며 군에 그 일부를 구상한 것입니다.
그러니 도로 하자의 판단은 피해자와 국가 사이의 문제일 뿐 아니라, 사고를 처리한 보험회사와 국가 사이의 분담으로도 이어집니다. 법원이 강설량, 제설 순서, 다른 차량의 통행, 운전자의 과실을 따지라고 한 것도, 그 분담의 크기를 정하기 전에 하자가 있었는지부터 구체적으로 확인하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11. 국가배상청구소송 알아볼 때 볼 것 셋


국가배상청구소송 알아볼 때 볼 것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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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도로에 요구된 것은 «완전무결»이 아니라 «상대적 안전성»이었습니다. 판결은 관리자의 제약과 이용자의 상식적 이용을 함께 봤습니다.


둘, 사고 당시의 날씨·결빙·제설 기록이 판단의 재료였습니다. 다른 차량들이 무사히 지나갔는지도 따졌습니다.


셋, 운전자의 과실도 함께 저울에 오릅니다. 앞지르기·과속·정원 초과 같은 사정이 하자 판단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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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자주 다니는 길에서 겨울마다 얼어붙는 구간은 어디이고, 내 자동차보험은 그런 사고의 어느 칸을 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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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안내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관 참조 안내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의견 안내
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70309 판결 ·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다208074 판결 ·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54998 판결 ·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4다201087 판결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다225910 판결 · 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24201 판결)에서, 조문은 국가배상법 제5조에서 옮겼습니다.
🔴 이 글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며, 한 회사를 권하거나 회사 간 우열을 가리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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