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Brett Jordan / Unsplash · Unsplash License
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설계사가 회사를 옮기면서 «이번 회사 상품이 더 낫다»며 새 보험을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 보험에 들고 나서 기존 보험은 보험료를 끊거나 해지하게 됩니다. 이른바 보험 갈아타기입니다.
그러면 물음이 생깁니다. «갈아타기 권유는 모두 문제인가?», «새 보험이 기존 보험과 보장이 전혀 다르면 괜찮은 것 아닌가?»
오늘은 이 물음에 답한 2025년 대법원 판결과 보험업법 조문, 그리고 실손보험 계약전환 약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저 역시 보험을 권유하는 자리에 있는 설계사여서, 이 판결은 제가 지켜야 할 선으로 읽었습니다. 개별 계약을 바꿀지 말지는 이 글에서 정하지 않습니다.
📌 오늘 볼 것
구 보험업법 제97조 제1항 제5호는 보험 모집에 종사하는 사람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게 하거나 권유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 조문의 자리 | 금지한 행위 |
|---|---|
| 전단 ① | 기존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킴으로써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것 |
| 전단 ② |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함으로써 기존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는 것 |
| 후단 | 그 밖에 부당하게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것 |
전단의 «새로운 보험계약»에는 괄호로 기존보험계약과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경우만 해당한다는 제한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단은 «새로운 보험계약»이 아니라 그냥 «보험계약»이라고만 적었습니다.
사진 : Sunriseforever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다209932 판결은 바로 이 차이를 읽었습니다. 법원은 조항이 세 가지 행위를 병렬적으로 금지하면서, 전단과 달리 후단은 «보험계약»의 청약이라고만 적은 문언과 체계, 그리고 부당한 계약전환을 막아 보험업 경영의 건전성과 계약자 권익을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후단의 «그 밖의 부당한 보험계약 청약행위»란 보험계약의 청약이 기존보험계약과 관련되거나 결부되어 부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뜻하고, 이때 새로 청약하는 보험이 기존 보험과 보장 내용이 비슷한 경우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보장이 전혀 다른 상품이니 갈아타기 규제와 상관없다»는 말은 이 판결에 비추면 맞지 않는 셈입니다.
사건은 이랬습니다. 계약자는 한 생명보험회사 소속 설계사의 권유로 보험에 들었습니다. 그 설계사가 손해보험회사로 소속을 옮긴 뒤 다시 새 회사의 보험을 권했고, 계약자는 새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 뒤 기존 보험의 보험료를 내지 않아 해지환급금에서 대체 납입되다가, 결국 기존 보험을 해지했습니다.
원심은 설계사가 새 보험을 청약하게 하면서 기존 보험의 해지(실손보험의 경우)나 자동이체 중단을 통해 기존 계약의 소멸을 권유했고, 나아가 허위 입원으로 기존 보험에 낸 보험료를 얼마간 보전해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으로 새 청약을 유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설계사와 새 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손해배상금 내지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 판단을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 원심이 인정한 권유 | 판결의 평가 |
|---|---|
| 새 보험 청약 권유 | 기존 계약과 결부된 청약 |
| 기존 실손 해지 · 자동이체 중단 권유 | 기존 계약 소멸 권유 |
| 허위 입원으로 기존 보험료 보전 제안 | 부당한 방법 |
| 결과 | 설계사·보험회사 공동 배상 인정 원심 정당 |
사진 : HannahChen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보험업법 제97조 제4항은 부당하게 기존 계약이 소멸되었을 때 계약자가 소멸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기존 보험계약의 부활을 청구하고, 새 보험계약은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조문 요지).
2025다209932 사건은 이 길 대신 손해배상으로 다퉈진 사건이었습니다. 계약자는 설계사와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청구했고, 법원은 공동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되돌리는 길과 배상받는 길이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설계사의 부당한 권유로 손해가 생기면 보험회사도 함께 책임질 수 있습니다. 보험업법 제102조는 보험회사가 그 임직원·보험설계사 등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2025다209932 판결에서 새 보험회사가 설계사와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한 원심이 유지된 것도 이 구조와 이어집니다. 앞선 글에서 본 변액보험 설명의무 판결에서도 보험회사와 설계사의 책임이 함께 다뤄졌습니다.
판결 속 계약자는 기존 보험을 곧바로 해지하지 않고 보험료를 내지 않아, 한동안 해지환급금에서 보험료가 대체 납입되다가 나중에 해지했습니다. 원심은 설계사가 이런 자동이체 중단을 권유한 것도 기존 계약의 소멸을 권유한 것으로 봤습니다.
보험료를 끊는 것은 해지 서류에 서명하는 것보다 가볍게 느껴지고 당장 돈이 나가지 않아 편해 보이지만, 결국 환급금이 줄고 계약이 끝나는 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판결이 이를 소멸 권유의 한 모습으로 본 까닭입니다.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갈아타기 권유가 부당했는지는 권유의 방법과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되니, 내 계약은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십시오.
보험업법 제97조 제3항은 일정한 기간 안에 새 계약과 기존 계약의 소멸이 맞물리면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본다는 문장을 두었습니다. 조문의 요지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 기존 계약이 소멸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새 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새 계약을 청약하게 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기존 계약을 소멸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다만 계약자가 손해 가능성을 알고 있음을 자필로 서명하는 등 본인의 의사임이 명백히 증명되면 예외입니다.
둘째, 그 기간이 6개월 이내이면서 기존 계약과 새 계약의 보험기간·예정이자율 등 중요한 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은 경우입니다.
| 기간 | 부당 소멸로 보는 조건 (조문 요지) |
|---|---|
| 1개월 이내 (소멸 → 청약 또는 청약 → 소멸) | 본인 의사가 자필서명 등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으면 |
| 6개월 이내 (소멸 → 청약 또는 청약 → 소멸) | 중요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았으면 |
그러니 갈아타기에서는 날짜가 곧 법의 기준이 됩니다. 새 보험 청약일과 기존 보험 해지일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 사이 비교 안내와 자필 확인이 있었는지가 확인할 자리입니다.
같은 «갈아타기»라도 같은 회사 안에서 옛 실손을 새 실손으로 바꾸는 계약전환은 약관이 따로 정합니다. 판매 중인 한 생명보험사의 실손 «계약전환용» 약관은 «계약전환의 철회» 조항을 두었습니다.
계약자는 전환 청약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전환을 철회할 수 있고, 이 철회는 계약자별 최초 1회에 한하며, 전환 청약일부터 3개월이 지난 뒤 철회를 신청하면 3개월이 지난 날부터 신청일 사이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없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철회하면 전환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전환 전 계약의 약관을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 계약전환 철회 (한 생명보험사 약관) | 내용 |
|---|---|
| 기간 | 전환 청약일부터 6개월 이내 |
| 횟수 | 계약자별 최초 1회 |
| 3개월 지난 뒤 신청 | 3개월 뒤~신청일 사이 보험금 지급사유 없어야 |
| 효과 | 전환 안 된 것으로 · 전환 전 약관 적용 |
2025다209932 판결이 판시사항으로 정리한 물음은 «새로 청약하는 보험이 기존 보험과 보장 내용 등이 비슷한 경우로 한정되는지»였습니다. 전단의 괄호만 보면 그렇게 좁혀 읽을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후단이 «그 밖에 부당하게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라고 해 전단의 괄호를 옮겨 적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법이 한 문장 안에서 다르게 쓴 말은 다르게 읽는다는 해석 방식입니다. 입법자가 괄호를 한쪽에만 붙였다면 그 차이에도 뜻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법조문의 작은 괄호 하나가 결론을 바꾼 셈입니다.
그 결과 후단은 전단이 잡지 못하는 경우, 곧 보장이 달라도 기존 계약과 결부되어 부당한 방법으로 청약하게 한 경우를 막는 문으로 읽혔습니다.
| 조문 | 대상 보험 | 판결의 읽기 |
|---|---|---|
| 전단 | 기존 계약과 보장이 비슷한 새 계약 | 괄호의 제한이 붙음 |
| 후단 | «보험계약» (제한 문구 없음) | 보장이 달라도 · 기존 계약과 결부된 부당한 청약이면 해당 |
앞의 «계약전환의 철회» 문구는 판매 중인 6개사 21개 약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실손보험을 새 세대로 바꾸는 전환 상품에 주로 붙는 문장입니다.
전환은 같은 회사 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옛 실손의 조건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갈아타기와 같은 무게를 가집니다. 약관이 6개월 철회라는 문을 따로 둔 것도 그 무게 때문으로 읽힙니다. 다만 철회에는 횟수와 보험금 지급사유에 관한 조건이 붙어 있으니, 전환 뒤 병원에 다녀왔다면 철회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갈아타기에서 자주 놓치는 자리가 시간의 빈틈입니다. 기존 보험을 먼저 해지했는데 새 보험의 승낙이 늦거나 거절되면, 그 사이에는 아무 보장도 없는 기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새 보험의 면책기간이나 감액기간이 겹치면 빈틈은 더 길어집니다. 앞선 글에서 본 암보험의 90일 보장제외기간처럼, 새 계약은 가입일부터 모든 칸이 바로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험업법이 날짜를 기준으로 비교 안내를 요구한 것은, 계약자가 이 빈틈과 손실을 알고 선택하도록 한 장치로 읽힙니다. 새 보험의 승낙과 보장 개시를 확인한 뒤에 기존 보험을 정리하는 순서가 그 빈틈을 줄이는 길입니다.
| 갈아타기에서 생길 수 있는 빈틈 | 확인할 것 |
|---|---|
| 새 계약 승낙 전 기존 계약 해지 | 새 계약의 승낙·보장개시일 |
| 새 계약의 면책·감액기간 | 암 90일 등 칸별 보장 시작 문장 |
| 기존 계약의 해지환급금 손실 | 해지 시점의 환급금과 그동안 낸 보험료 |
판결과 조문을 겹치면, 갈아타기를 권유받았을 때 확인할 순서가 보입니다. 기존 보험과 새 보험의 보장·보험료·만기·면책기간을 나란히 놓고 비교 안내를 받았는지, 기존 보험을 해지하기 전에 새 보험이 승낙되고 보장이 시작됐는지, 그리고 권유 과정에 허위 청구 같은 부당한 제안이 섞이지 않았는지입니다.
갈아타기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판결과 조문이 막은 것은 기존 계약과 결부된 부당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비교의 기록과 날짜가 그 경계를 보여 주는 재료가 됩니다.
설계사의 자리에서 덧붙이면, 좋은 권유는 새 보험의 장점만이 아니라 기존 보험을 정리할 때 잃는 것을 함께 적어 보여 주는 권유입니다. 판결과 조문이 요구한 것도 결국 그 비교를 숨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계약자 쪽에서도 비교표를 받아 두고, 설명을 들은 날짜와 내용을 기록해 두면 나중에 무엇을 알고 선택했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사진 : RedTigerK / Unsplash · Unsplash License
하나, 새 보험 권유가 기존 보험의 해지·중단 권유와 함께 오는지 보십시오. 판결은 기존 계약과 결부된 부당한 청약을 막았습니다.
둘, «보장이 달라서 괜찮다»는 말은 판결과 맞지 않습니다. 보장이 비슷하지 않아도 금지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셋, 부당한 방법이 섞였는지를 따로 보십시오. 허위 입원 제안 같은 방법이 판결의 핵심 사정이었습니다.
사진 : RyanMcGuire / Pixabay · Pixabay Content License
지금 권유받은 새 보험과 가진 보험을 나란히 놓고, 해지일과 청약일을 적어 본 적이 있습니까?
내 증권에 어떤 담보가 있는지 먼저 보신 뒤, 보험료는 여러 회사를 나란히 두고 견주시면 됩니다.
#보험갈아타기 #승환계약 #부당승환 #보험업법97조 #실손계약전환 #보험설계사 #대법원판례 #보험설계사 #권상민
판례 안내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관 참조 안내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의견 안내
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다209932 판결)에서, 조문은 보험업법 제97조·제102조에서 옮겼습니다(제97조 제3항·제4항은 조문 요지). 약관 문장은 판매 중인 생명보험사 실손의료비보장보험(계약전환용) 약관의 «계약전환의 철회» 조항에서 옮겼습니다.
🔴 이 글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며, 한 회사를 권하거나 회사 간 우열을 가리는 글이 아닙니다.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 (손해보험협회 등록번호 : 제2026010016호)
보험설계사 권상민 (생명·손해보험협회 등록번호 : 20200479020001호)
본 광고는 광고심의기준을 준수하였으며, 유효기간은 심의일로부터 1년입니다.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 심의필 제2026-WEB-0944-G (2026.09.17 ~ 2027.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