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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운전자보험에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이라는 담보가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형사합의금을 보장하는 담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실제 사고가 나면 물음이 하나 더 생깁니다. «형사합의로 건넨 돈은, 피해자가 따로 청구하는 민사 손해배상과 어떤 관계인가?»
오늘은 이 물음을 판결과 약관 문장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형사합의금이 민사 배상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 그리고 약관이 그 돈을 어떤 조건으로 지급한다고 적었는지입니다.
형사 절차의 판단은 변호사의 영역입니다. 저는 판결문과 약관 문장을 옮겨 읽는 설계사로서, 합의 금액이나 가입 한도는 이 글에 적지 않습니다.
📌 오늘 볼 것
판매 중인 약관에서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이라는 말은 10개 손해보험사 297개 약관에 나왔습니다. 그중 한 손해보험사의 «자가용운전자 교통사고처리지원금(실손) 특별약관»은 용어풀이에서 형사합의금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형사처벌의 감경을 목적으로 상대방의 피해와 관련하여 상호간에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급하는 금전적 보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지급사유를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
| 칸 | 약관이 적은 사고 |
|---|---|
| ① |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 |
| ② | «중대법규위반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42일 이상 치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 |
| ③ | «일반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혀 검찰에 의해 기소되거나, 부상등급 1~3급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힌 경우 |
«중대법규위반 교통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각 호에 해당하는 사고인데, 같은 약관은 그 가운데 제7호(무면허 운전)와 제8호(음주·약물 운전)는 중대법규위반 교통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일반교통사고에서도 두 호는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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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은 가해자에 대한 수사 과정이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를 한 경우, 그때 받은 돈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 점은 가해자가 합의금을 직접 주지 않고 형사상 처벌과 관련해 공탁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판결은 가해자 측이 유족을 피공탁자로 해 «위로금» 명목으로 공탁한 돈을 유족이 찾아간 사건에서, 공탁서의 «위로금»이라는 말은 위자료에 대한 일반인의 소박한 표현에 불과하다고 보고, 그 공탁금이 민사상 손해배상금의 성질을 갖고 자동차종합보험의 보상범위에도 속한다고 봤습니다.
형사합의금이 손해배상의 일부라면, 어느 항목에서 빠질까요.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46894 판결은 합의 당시 받은 돈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받는다고 명시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그 돈은 손해배상금(재산상 손해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그 사건에서는 형사합의금이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본 원심의 조치를 수긍했습니다. 합의 때의 사정에 따라 항목이 달리 판단된 것입니다.
| 판결 | 형사합의금·공탁금의 성격 |
|---|---|
| 98다43922 |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 일부 · 공탁도 같음 · «위로금» 공탁은 위자료 성질 |
| 2000다46894 | 위자료 명시 등 사정 없으면 재산상 손해금 일부 · 해당 사건은 위자료로 본 원심 수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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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 문장이 결론을 바꾼 사건도 있습니다. 대구고등법원 1998. 11. 12. 선고 98나2380 판결입니다.
가해자가 형사합의금을 건네면서 합의서에 «민사 책임 및 손해보험사 보험금 청구에 대하여는 제외합니다»라고 적은 경우, 법원은 그 돈을 손해배상금의 일부가 아니라 손해배상금과 무관한 형사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원칙이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의 일부»였다면, 이 사건은 합의서에 적힌 문장이 그 원칙과 다른 결론을 이끈 예입니다.
같은 약관은 형사합의금을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경우도 적었습니다. 두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 조건 | 약관 문장의 뜻 |
|---|---|
| ① | 피보험자와 피해자 사이에 형사합의금액을 확정하고, 피해자가 그 금액을 장래에 따로 받는 조건으로 형사합의를 한 경우 |
| ② |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경우, 피보험자가 그에 상응하는 보험금 청구권을 포기한 경우 |
가해자가 먼저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길을 약관이 열어 둔 것으로 읽힙니다. 두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이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만큼 피보험자의 청구권 포기가 짝으로 붙습니다.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형사합의금의 성격은 합의서 문장과 그때의 사정에 따라 갈렸으니, 실제 합의 전에는 법률 전문가의 확인이 먼저입니다.
피해자와 형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공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의 약관은 이 경우를 따로 적었습니다.
피해자에 의해 형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탁을 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공탁금 출급 이후 공탁금액을 위 금액을 한도로 보상합니다.
기준 시점이 공탁한 때가 아니라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간(출급) 이후라는 점이 이 문장의 핵심입니다. 청구 서류에도 «법원 혹은 검찰청에 제출된 공탁서 및 피해자의 공탁금 출급 확인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판결 쪽에서도 98다43922 사건은 유족이 공탁금을 출급한 뒤 그 돈의 성격을 따졌습니다. 약관과 판결이 같은 시점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담보의 문이 바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그 돈을 받아 간 뒤에 청구의 자리가 생긴다고 읽는 것이 약관 문장에 맞습니다. 공탁서와 출급 확인서를 함께 챙겨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앞의 약관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각 호를 인용 문구로 옮겨 실었습니다.
| 호 | 내용 | 이 약관의 «중대법규위반» |
|---|---|---|
| 1 | 신호 및 지시위반 | 포함 |
| 2 | 중앙선 침범 또는 불법 횡단·유턴·후진 위반 | 포함 |
| 3 | 제한속도 20km 초과 속도위반 | 포함 |
| 4 | 앞지르기 금지 또는 끼어들기 금지 위반 | 포함 |
| 5 | 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 포함 |
| 6 |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 포함 |
| 7 | 무면허 운전 | 제외 |
| 8 | 음주 운전 또는 약물 복용 운전 | 제외 |
| 9 | 보도침범 또는 보도횡단방법 위반 | 포함 |
| 10 | 승객 추락방지의무 위반 | 포함 |
| 11 | 어린이보호구역 주의의무 위반 | 포함 |
| 12 | 화물고정조치 위반 | 포함 |
열두 호 가운데 두 호가 빠졌다는 점은, 같은 «12대 중과실»이라는 말로 묶어 부르더라도 약관의 칸은 따로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약관은 세 번째 칸의 «중상해»를 사람의 신체를 상해해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또는 신체의 상해로 불구·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라고 풀었습니다. 형법 제258조 제1항·제2항을 인용 문구로 함께 실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이라는 말도 풀었습니다. 도로인지, 주정차 중인지, 엔진 시동이 걸렸는지를 묻지 않고, 피보험자가 운전석에 탑승해 핸들을 조작하거나 조작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범위에는 승용·승합·화물·특수자동차와 일부 건설기계를 넣되, 건설기계가 작업기계로 사용되는 동안은 자동차로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급사유 첫 문장에는 짧은 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피보험자의 부모, 배우자, 자녀는 피해자에서 제외합니다.»
같은 문장은 형사합의금을 매 사고마다 피해자 각각에 대하여 지급한다고 적었습니다. 한 사고에 피해자가 여럿이면 한도도 피해자마다 따로 본다는 구조이고, 가족이 다친 사고는 이 담보의 칸 밖이라는 뜻입니다. 가족을 태우고 가다 난 사고라면 이 단서부터 확인할 자리입니다.
같은 약관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청구 서류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 서류 | 누가 발행·제출하나 |
|---|---|
| 교통사고사실 확인원 | 경찰서 |
| 자동차 교통사고 형사합의서(합의금액 명시) | 경찰서 또는 검찰청에 제출된 것 |
| 공소장 |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경우 검찰청 |
| 공탁서 및 공탁금 출급 확인서 | 법원 또는 검찰청에 제출된 것 |
형사합의서에는 «합의금액이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라는 괄호가 붙어 있었습니다. 금액이 비어 있는 합의서로는 이 담보의 청구 서류를 채울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기소된 경우에만 공소장이 붙는다는 점도 세 번째 칸의 지급사유와 짝을 이룹니다. 앞의 판결들이 합의서 문장으로 돈의 성격을 따졌던 것과 같은 자리입니다.
98나2380 판결은 한 가지를 더 적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보험회사를 함께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해자가 건넨 형사합의금 일부가 위자료 산정에서 공제된 경우입니다.
법원은 그 공제된 금액이 자동차보험 약관의 «손해의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이 비용은 손해 경감을 직접 목적으로 쓴 돈뿐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썼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포함되고, 그 범위는 경감된 배상책임액을 한도로 한다고 적었습니다.
형사합의금이 민사 배상을 줄였다면, 그 몫이 자동차보험과의 관계에서 다시 자리를 찾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돈이 형사합의금이라는 이름으로 나갔더라도, 결과적으로 민사 배상책임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따로 셈한 판단입니다. 이름보다 결과를 본 것입니다. 합의서 한 장이 형사와 민사, 보험의 세 자리에 동시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이 사건이 보여 줍니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다42880 판결은 피해자 측이 가해자 측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던 중 가해자로부터 배상금 일부를 받으면서 가해자가 보험회사에 대해 가지는 보험금청구권을 양도받은 사건입니다.
그 뒤 손해배상 소송이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되었는데, 법원은 그 결정에 양도받은 보험금청구권에 관한 법률관계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고, 피해자 측이 다시 그 청구권을 행사해 보험금을 구하는 것은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의 효력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합의와 민사 배상, 보험금 청구권 양도, 소송 안의 결정이 한 사고에서 겹칠 때는 어느 문서가 무엇을 정리했는지가 결론을 가른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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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약관의 지급사유 세 칸과 빠지는 호를 보십시오. 무면허·음주·약물 운전 사고는 칸에서 빠진다고 적은 약관이 있었습니다.
둘, 형사합의금은 원칙적으로 민사 배상의 일부로 봤습니다. 공탁한 경우도 같다고 판결이 적었습니다.
셋, 합의서의 문장이 성격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위자료 명목»이나 «민사 제외» 같은 문장이 판단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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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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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46894 판결 · 대구고등법원 1998. 11. 12. 선고 98나2380 판결 ·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다42880 판결)에서, 조문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와 형법 제258조에서 옮겼습니다. 약관 문장은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 «자가용운전자 교통사고처리지원금(실손) 특별약관»에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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