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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는데, 횡단보도가 아닌 곳이었습니다. 이런 사고를 두고는 두 가지 말이 함께 나옵니다. «무단횡단이니 보행자 잘못이 크다», «그래도 차가 사람을 쳤으니 운전자 책임이다».
판결은 어느 한쪽 말만 따르지 않았습니다. 어떤 도로였는지, 운전자가 보행자를 예상할 수 있었는지, 피할 수 있었는지를 따져 결론을 갈랐습니다.
오늘은 무단횡단 교통사고에서 법원이 과실을 어떻게 봤는지를 대법원 판결과 자동차보험 약관의 지급기준 문장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과실비율과 보상액은 사고마다 따로 정해지는 일이어서, 이 글은 판결과 약관 문장을 옮겨 읽는 데까지만 합니다.
📌 오늘 볼 것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다카2617 판결은 횡단보도 신호등이 보행자 정지·차량 진행 신호였던 사건입니다. 택시가 진행신호에 따라 서행하지 않고 달리다, 빨간 불에 뛰어 건너던 보행자를 쳤습니다.
법원은 도로에는 항상 사람이나 장애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사고지점이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비교적 번잡한 곳이라면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는 보행자가 흔히 있어 운전자라면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 곳을 지나는 운전자는 보행자가 신호를 지킬 것이라는 신뢰만 가지고 운전할 것이 아니라 보행자의 동태를 살피며 언제라도 정지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하고, 진행신호만 믿고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면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고 장소 | 법원이 본 운전자의 주의 | 판결 |
|---|---|---|
| 통행 번잡한 일반도로 횡단보도 | 무단횡단 예상 · 정지 태세 필요 | 86다카2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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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종류가 바뀌면 결론도 달라졌습니다. 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5135 판결은 도로교통법이 보행자의 고속도로 통행·횡단을 금지하므로, 고속도로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행자가 횡단할 것까지 예상해 급정차에 대비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쳤더라도, 운전자가 상당한 거리에서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있었고 곧바로 감속·급제동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과실이 없다고 봤습니다.
그 사건은 야간에 선행 사고로 고속도로에 멈춰 선 차에서 나온 사람이 중앙분리대 쪽으로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경우였고, 대법원은 운전자 과실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다26240 판결은 같은 법리를 자동차전용도로에 적용했습니다. 도로교통법은 보행자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횡단도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사고지점은 제한속도가 높은 자동차전용도로였고, 차로 사이에 철도교의 교각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교각 뒤쪽에서 나와 건너다 앞차에 먼저 부딪힌 뒤 뒤차에 다시 충격되었습니다.
법원은 뒤차 운전자가 교각 뒤에서 보행자가 나올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고, 뒤차 운전자에게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잘못이 있더라도 그 잘못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도로 | 운전자의 주의의무 | 판결 |
|---|---|---|
| 고속도로 | 보행자 횡단 예상 의무 원칙 없음 | 98다5135 |
| 자동차전용도로 | 같은 법리 · 교각 뒤 보행자는 예상 어려움 | 2007다26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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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동차전용도로라도 운전자 과실이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32821 판결입니다.
사고 장소는 인도 없이 차량만 빠르게 다니는 자동차전용도로였지만, 부근에 공원·호텔에서 이어지는 진입로와 버스승강장이 있어 사람들이 무단횡단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었고, 가로등이 켜져 시야 장애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전방을 잘 살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과실비율에서는 판단이 달랐습니다. 법원은 과실상계에서 사고 발생과 관련된 제반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이라도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고 한 뒤, 야간에 통행이 빈번한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한 피해자의 과실이 운전자보다 크다고 보아, 피해자 과실을 40%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92다32821에서 본 사정 | 방향 |
|---|---|
| 공원·호텔 진입로 · 버스승강장 · 가로등 | 운전자도 무단횡단을 예상할 수 있었음 → 운전자 과실 인정 |
| 야간 · 통행 빈번한 자동차전용도로 무단횡단 | 피해자 과실이 더 큼 → 40%는 낮다 |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무단횡단이라도 도로와 시야, 시간에 따라 결론이 갈렸으니, 내 사고는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십시오.
무단횡단 사고의 민사 책임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가 먼저 놓입니다.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사람은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면 배상책임을 지고, 승객이 아닌 사람이 다친 경우에는 다음을 모두 증명해야 책임을 면한다는 구조입니다.
| 면책을 위해 증명할 것 (승객 아닌 사람) |
|---|
| 자기와 운전자가 자동차 운행에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을 것 |
| 피해자 또는 자기·운전자 아닌 제3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을 것 |
| 자동차의 구조상 결함이나 기능상 장해가 없었을 것 |
98다5135와 2007다26240 판결이 운전자 과실을 부정한 것은, 이 가운데 첫째 요건인 운전자의 주의를 따진 판단이었습니다. 반대로 86다카2617과 92다32821 판결은 운전자가 보행자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아 그 요건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본 셈입니다.
98다5135 사건의 사실관계는 판단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보여 줍니다. 운전자는 새벽 고속도로 1차로를 빠르게 달리다 약 50m 앞 3차로 부근에 반대 방향으로 멈춰 선 택시를 봤지만 자기 차로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여기고 감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30m 앞에서 흰 내의 차림으로 걷는 사람을 지나가는 차에서 떨어진 비닐이 바람에 날리는 것으로 여기고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원심은 고속도로에 차가 거꾸로 서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면 사고를 예상하고 감속해야 했다며 운전자 과실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고속도로의 보행자 통행 금지와 미리 예상할 특별한 사정의 요건을 들어 운전자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볼 소지가 많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무엇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렸다는 점이 이 사건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무단횡단 사고에서는 사고 직후의 도로 사진, 가로등과 시야, 주변 진입로나 승강장처럼 «예상 가능성»을 보여 줄 기록이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블랙박스 영상이 있다면 그 시점에 운전자가 무엇을 볼 수 있었는지가 그대로 남습니다.
보행자로 다친 사람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면, 가해 차량의 보험만이 아니라 내 자동차보험도 볼 자리가 있습니다. 판매 중인 한 손해보험사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의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칸은 기명피보험자와 배우자, 그 부모·자녀를 피보험자동차에 탑승 중이었는지와 상관없이 피보험자로 적었습니다.
가해 차량이 보험이 없거나 대인배상Ⅱ가 없는 경우라면 이 칸이 이어지고, 과실상계로 줄어드는 부분이 있을 때 내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 칸이 어떤 조건으로 적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자리입니다. 보행 중 사고라도 피보험자의 범위와 «탑승 중» 조건은 담보마다 다르게 적혀 있으니, 칸마다 괄호 속 문장을 따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증권 안에서도 한 칸은 걸을 때를 넣고 다른 칸은 뺄 수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09. 4. 17. 선고 2008가단23466 판결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가 1차로 차에 먼저 부딪혀 넘어지고, 곧바로 같은 방향 2차로를 달리던 차의 뒷바퀴에 역과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1차로 차와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2차로를 달리던 운전자에게, 1차로에서 일어난 충돌로 2차로에 떨어지는 피해자가 있을 것까지 대비해 운전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사고 안에서도 어느 차가 먼저 무엇을 볼 수 있었는지에 따라 운전자마다 책임이 따로 판단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여러 차가 얽힌 무단횡단 사고라면, 차마다 보험도 따로 있으니 어느 차의 대인배상이 어느 몫을 맡는지도 이 판단을 따라 나뉘게 됩니다. 그 사건에서도 두 차의 운전자와 소유자, 보험회사가 각각 피고로 따로 판단받았습니다.
판결의 과실비율은 자동차보험 보험금 셈으로 이어집니다. 판매 중인 한 손해보험사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의 지급기준은 과실상계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대인배상Ⅰ의 사망보험금은 피해자 과실로 상계한 뒤의 금액이 약관이 정한 일정 금액에 못 미치면 그 금액을 보상하고, 부상보험금은 상계 뒤 금액이 치료관계비와 간병비의 합산액에 못 미치면 대인배상Ⅰ 한도 안에서 치료관계비(입원환자 식대 포함)와 간병비를 보상한다고 적었습니다. 대인배상Ⅱ에서도 사망·부상·후유장애 보험금을 합한 금액을 상계한 뒤 치료관계비와 간병비 합산액에 못 미치면 그만큼을 보상한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실비율의 적용기준은 별도로 정한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참고하되, 소송이 제기되면 확정판결에 의한 과실비율을 적용한다고 적었습니다.
| 약관 지급기준 | 내용 |
|---|---|
| 대인배상Ⅰ 부상 | 상계 후 금액이 치료관계비·간병비에 못 미치면 대인배상Ⅰ 한도 안에서 치료관계비·간병비 보상 |
| 대인배상Ⅱ | 상계 후 합산액이 치료관계비·간병비에 못 미치면 그만큼 보상 |
| 과실비율 | 인정기준 참고 · 소송이면 확정판결 비율 |
약관 문장을 판결과 겹치면, 보행자의 과실이 크게 인정되더라도 치료관계비와 간병비는 상계 뒤에도 보상의 자리가 남도록 적혀 있다는 점이 보입니다. 반면 일실수입이나 위자료처럼 과실비율만큼 줄어드는 항목도 있습니다. 두 종류의 항목이 한 사고 안에서 서로 다르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무단횡단 사고에서는 «과실이 몇 %냐» 하나로 끝나지 않고, 어떤 항목이 상계되고 어떤 항목이 남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판결이 도로의 종류와 예견 가능성을 따진 것은 그 비율을 정하는 출발점이었습니다. 비율이 정해진 뒤에는 약관의 지급기준 문장이 그 비율을 항목마다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따로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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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어떤 도로였는지부터 보십시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에서 운전자의 주의의무가 다르게 판단됐습니다.
둘, 운전자가 보행자를 예상할 수 있었는지가 갈림길이었습니다. 통행이 잦은 곳인지, 진입로·승강장이 있었는지, 시야가 트였는지가 판단의 재료였습니다.
셋, 과실이 커도 치료비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약관 지급기준은 상계 뒤에도 치료관계비를 보는 문장을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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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자주 건너는 길은 일반도로입니까, 자동차전용도로입니까? 그리고 내 자동차보험의 자기신체 칸은 어떻게 적혀 있습니까?
내 증권에 어떤 담보가 있는지 먼저 보신 뒤, 보험료는 여러 회사를 나란히 두고 견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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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안내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관 참조 안내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의견 안내
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다카2617 판결 ·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32821 판결 · 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5135 판결 ·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다26240 판결 · 부산지방법원 2009. 4. 17. 선고 2008가단23466 판결)에서, 조문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와 도로교통법(보행자의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통행 금지)에서 옮겼습니다. 약관 문장은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의 보험금 지급기준(과실상계)에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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