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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아파트 한 세대에서 불이 나면 연기와 불길은 복도와 외벽, 그리고 옆집·윗집으로 번집니다. 불을 끄느라 뿌린 물이 아랫집을 적시기도 합니다.
그러면 물음이 생깁니다. «우리 집 피해는 누구 보험이 물어 주나?», «아파트 전체로 든 보험이 있는데 불난 집 사람도 그 보험의 주인 아닌가?», «불난 집 사람이 잘못한 게 없으면 어떻게 되나?»
오늘은 이 물음에 답한 2024년 대법원 판결 두 개와 판매 중인 보험의 재난배상책임 약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저는 설계사로서 판례와 약관을 읽는 자리에 있습니다. 개별 화재의 원인과 책임은 이 글에서 정하지 않습니다.
📌 오늘 볼 것
판결 속 아파트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든 보험이 두 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건물·부대설비·세대 안 가재도구를 보험의 목적으로 한 아파트종합보험(단체화재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에 대한 재난배상책임보험이었습니다.
앞의 것은 내 물건이 탄 손해를 채우는 보험이고, 뒤의 것은 남에게 물어 줄 책임을 채우는 보험입니다.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여는 문이 다릅니다.
| 보험 | 무엇을 채우나 | 판결 속 계약자 |
|---|---|---|
| 아파트종합보험 (단체화재) | 건물·가재도구가 입은 손해 | 입주자대표회의 |
| 재난배상책임보험 | 시설 화재로 타인에게 진 법률상 배상책임 | 입주자대표회의 |
화재가 나자 종합보험의 보험회사가 발화세대와 피해세대, 공용부분에 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그 보험회사가 재난배상책임보험의 보험회사를 상대로 대위권을 행사했습니다.
사건의 불은 한 세대 거실의 인터폰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길은 소파와 벽면을 타고 거실로 번졌고, 복도와 외벽 같은 공용부분은 그을렸으며, 인근 세대의 내부와 가재도구는 연기와 소화수로 손상됐습니다. 한 집의 불이 여러 집의 손해가 되고, 그 손해마다 누구의 보험이 채우는지가 따로 물어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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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은 발화세대 입주자도 피해세대 입주자와 함께 아파트 전체에 대한 피보험이익을 공동으로 가지니, 보험자대위에서 말하는 제3자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4다250286 판결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종합보험의 피보험자는 각 구분소유자나 가재도구 소유자이고, 그 피보험이익은 각자 소유한 전유부분·공용부분·가재도구에 대한 이익입니다. 발화세대 입주자는 피해세대의 전유부분과 가재도구에 대해서는 아무런 피보험이익이 없으니 그 부분의 피보험자가 아니고, 피해세대와의 관계에서는 제3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또 재난배상책임보험에서 피해세대 입주자들도 공동피보험자이니, 발화세대가 그들에게 진 책임은 «타인»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도 달랐습니다. 이 보험에서 각 구분소유자·점유자(임차인)·관리자는 각자 소유·관리·점유하는 부분에 관하여 서로 구분되는 피보험이익을 가지므로, 보험계약 전체에 대한 공동피보험자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발화세대 입주자가 피해세대에 지는 배상책임은, 타인의 범위를 좁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난배상책임보험이 보상하는 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쟁점 | 원심 | 대법원 2024다250286 |
|---|---|---|
| 종합보험에서 발화세대 | 공동 피보험이익 → 제3자 아님 | 피해세대 부분엔 피보험이익 없음 → 제3자 |
| 재난배상책임보험에서 피해세대 | 공동피보험자 → 타인 아님 | 부분별로 구분 → 공동피보험자로 보기 어려움 |
| 결론 | 대위 불가 | 법리오해 · 파기환송 |
대법원은 이때 보험회사가 대위로 넘겨받는 권리에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상법 제724조 제2항)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피해세대가 발화세대의 책임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험금을 낸 종합보험회사가 이어받는다는 뜻입니다. 두 쟁점이 모두 원심과 반대로 풀리면서, 종합보험회사가 재난배상책임보험회사에 청구할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다만 그 청구가 실제로 받아들여지는지는 돌려보낸 법원이 다시 심리할 몫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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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방향의 판결도 있습니다.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2다252936 판결도 아파트 세대 화재로 공용부분과 다른 세대가 피해를 입고, 종합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뒤 재난배상책임보험회사에 구상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불난 세대 안에 화재 원인이 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발화세대의 공작물책임(민법 제758조)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재난배상책임보험이 책임보험이므로,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때에만 보험금 지급의무가 생긴다고 보고 구상 청구를 기각한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화재 원인과 하자 여부에 따라 결론이 갈리니, 내 사고는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십시오.
2022다252936 사건의 재난배상책임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과실 여부를 불문합니다»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문장을 들어, 발화세대 입주자가 무과실이라도 보험회사가 손해를 보상할 의무가 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약관 전체를 함께 읽었습니다. 제1조는 보험이 피보험자가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장하려고 체결된다고 했고, 피보험자를 타인에 대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손해를 입은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니 «과실 여부 불문»은 법률상 책임이 있는데 그것이 과실책임이든 무과실책임이든 보상한다는 뜻이지, 책임 자체가 없어도 보상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읽은 것입니다.
| 약관 문장 | 원심의 읽기 | 대법원의 읽기 |
|---|---|---|
| 과실 여부를 불문 | 무과실이면 책임 없어도 보상 | 과실·무과실 «법률상 책임»이 있으면 보상 |
| 보험의 성격 | 의무보험이니 넓게 | 계약이 책임보험만 정하면 책임보험 |
재난배상책임보험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일정한 시설의 소유·관리·점유자가 의무로 가입하는 보험입니다. 그래서 «법이 들게 한 보험이니 피해자를 넓게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2022다252936 판결은 법이 가입 의무를 정했을 뿐, 그에 따라 가입된 개별 보험계약의 내용은 보험계약서와 약관으로 구체화된다고 했습니다. 계약이 책임보험만 정하고 있다면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법률상 책임을 질 때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결론입니다.
의무보험이라는 이름이 보상의 범위를 저절로 넓히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약관 문장을 직접 읽는 일이 여전히 먼저입니다.
판매 중인 한 손해보험사 사업장 보험의 재난배상책임 특별약관도 같은 구조입니다.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소유·관리 또는 점유하는 시설(증권에 적힌 시설)에서 화재·붕괴·폭발로 타인의 생명·신체나 재산에 손해가 생겨 피보험자가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한다고 적었습니다.
보상하는 손해의 첫 줄은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을 지는 법률상의 손해배상금이고, 괄호로 피보험자의 과실 여부를 불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판결이 읽은 약관과 같은 짜임입니다.
| 재난배상책임 특별약관 (한 손해보험사) | 내용 |
|---|---|
| 사고 장소 | 피보험자가 소유·관리·점유하는 시설 (증권 기재) |
| 사고 | 화재 · 붕괴 · 폭발 |
| 손해 | 타인의 생명·신체·재산 |
| 보상 | 법률상 손해배상금 (과실 여부 불문) + 손해방지 비용 등 |
두 판결의 갈림길은 결국 발화세대 입주자에게 법률상 책임이 있었나였습니다. 아파트 세대 화재에서 자주 다뤄지는 근거가 민법 제758조 공작물책임입니다.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가 생기면 점유자가 먼저,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으면 소유자가 배상책임을 집니다.
2024다250286 사건의 원심은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인터폰에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었다고 보고 발화세대 소유자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화재현장조사서에는 인터폰 내부 배선의 전기적 단락이 최초 발화로 추정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반면 2022다252936 사건에서는 세대 안에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었습니다.
| 사건 | 발화세대 하자 | 공작물책임 | 재난배상책임보험 |
|---|---|---|---|
| 2024다250286 | 원심이 인터폰 하자 인정 | 인정(원심) | 보상 손해에 포함될 수 있음 |
| 2022다252936 | 인정할 증거 없음 | 부정 | 지급의무 없음 |
2024다250286 사건에서 종합보험회사는 피해세대뿐 아니라 발화세대의 건물 내부와 가재도구에도 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발화세대 입주자는 자기 소유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보험의 피보험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판결이 제3자로 본 것은 발화세대 입주자 전부가 아니라, 피해세대의 손해와의 관계에서였습니다. 같은 사람이 자기 집에 대해서는 피보험자, 옆집에 대해서는 제3자가 되는 셈입니다. 대법원도 보험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계약 해석상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함께 밝혔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자리를 부분마다 나눠 읽는 것이 단체화재보험 판결의 핵심이었습니다. 피해세대 쪽에서 보면, 내 집 손해는 먼저 단체 보험으로 채워지고, 그 보험회사가 불난 집의 책임보험을 향해 대위권을 행사하는 순서가 됩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두 보험 사이의 다툼을 직접 떠안지 않게 되는 구조입니다.
증권에는 피보험자가 입주자대표회의로만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전체 건물과 세대 안 가재도구를 자기 것으로 가진 것은 아닙니다.
2024다250286 판결은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만 정해지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그 계약이 계약자 자신을 위한 것인지 타인을 위한 것인지는 보험계약서와 약관의 내용, 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과정, 보험회사의 실무처리 관행 등 여러 사정을 함께 보고 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읽으면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자는 증권 명의자가 아니라 각 부분의 소유자들이 됩니다.
아파트 관리비에 보험료가 들어가 있다면, 그 보험이 내 집 어느 부분을 채우고 남에게 진 책임은 어느 보험이 채우는지를 관리사무소 증권으로 한 번 확인해 둘 만합니다. 세대마다 따로 든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이나 화재배상책임 칸이 있다면, 단체 보험과 어떻게 겹치는지도 함께 적어 두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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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내 손해 칸과 남에게 물어 줄 칸을 나눠 보십시오. 종합보험과 재난배상책임보험은 여는 문이 달랐습니다.
둘, 불난 집의 법률상 책임이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하자 증거가 없던 사건에서 책임보험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셋, 아파트 전체 보험이라도 피보험이익은 세대마다 나뉩니다. 판결은 각자 소유한 부분으로 나눠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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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단체 보험 증권에서, 내 집 손해 칸과 남에게 물어 줄 칸을 각각 찾아본 적이 있습니까?
내 증권에 어떤 담보가 있는지 먼저 보신 뒤, 보험료는 여러 회사를 나란히 두고 견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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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안내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관 참조 안내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의견 안내
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4다250286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2다252936 판결)에서, 조문은 상법 제682조·제724조, 민법 제758조(조문 요지)에서 옮겼습니다. 약관 문장은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 사업장 보험의 «재난배상책임 특별약관»에서 옮겼습니다.
🔴 이 글은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며, 한 회사를 권하거나 회사 간 우열을 가리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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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 심의필 제2026-WEB-0946-G (2026.09.17 ~ 2027.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