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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보험계리사(ASA) & 보험설계사 권상민입니다.
골목길에서 살짝 부딪혔습니다. 상대가 «괜찮다»고 해서 그냥 자리를 떠났는데, 다음 날 연락이 옵니다. 사고후미조치, 흔히 말하는 뺑소니로 신고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때 드는 물음은 이렇습니다. «상대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문제가 되나?», «살짝 부딪힌 것뿐인데?»
오늘은 이 물음을 대법원 판결로 읽어 보겠습니다. 법원이 무엇을 기준으로 «필요한 조치를 했는지»를 봤는지, 그리고 상처가 가벼웠다는 사정을 어떻게 다뤘는지입니다.
이 글은 판결문과 약관을 읽어 드리는 보험설계사의 글입니다. 변호사의 조언이 아니므로, 개별 사건의 형사 대응이나 처벌 수위는 적지 않습니다.
📌 오늘 볼 것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 운전자 등이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제공하도록 정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경우 경찰에 사고를 신고하도록 정하면서, 운행 중인 차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고 도로에서의 위험방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조치를 한 경우 등은 예외로 두었습니다.
| 조문 | 무엇을 하라고 하나 |
|---|---|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즉시 정차 · 사상자 구호 등 필요한 조치 ·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 제공 |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2항 | 경찰공무원·경찰관서에 사고 신고 (예외 있음) |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 | 사람을 다치게 하고 구호 등 조치 없이 도주하면 가중처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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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15651 판결은 제54조 제1항의 목적을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것으로 적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는 사고 내용과 피해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자신의 인적 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채 즉시 현장을 벗어나면, 도주 운전 자체는 물론 이를 뒤쫓는 피해자의 추격 운전으로 또 다른 교통상 위험이 생길 수 있어 필요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해 차량이 경미한 물적 피해를 입은 데 그치고 파편물이 흩어지지 않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 사건에서 원심은 무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실제로 추격하지 않았다는 사정 등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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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친 경우는 더 무겁습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의 도주치상이 문제 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1339 판결은 피해자를 구호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상해의 부위·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 사건의 피해자 3명은 모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부 염좌 등을 입고 물리치료와 주사, 1~3일간 약 복용 등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원심은 부상이 심하지 않아 직장 일과를 마치고 병원에 갔다는 사정 등을 들어 구호의 필요가 없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그런 사정만으로는 구호의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피해자들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인적사항을 알려주는 등의 조치도 없이 떠났다면 도주치상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 판결 | 원심이 든 사정 | 대법원의 판단 |
|---|---|---|
| 2017도15651 | 파편 없음 · 피해자 추격 안 함 · 시야 양호 | 판단에 영향 못 미침 · 파기 |
| 2008도1339 | 부상 경미 · 일과 뒤 병원 · 치료 많지 않음 | 구호 필요 없었다고 단정 못 함 · 파기 |
대법원 1991. 6. 14. 선고 91도253 판결은 사고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죄의 성격을 적었습니다.
이 죄는 사람의 사상이나 물건의 손괴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 고의범이고, 과실범인 업무상과실치상죄 등과는 보호법익·주체·행위 등 구성요건이 전혀 다른 별개의 범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조치의무 위반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정리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상대가 괜찮다고 했다»는 사정이 판결에서 결정적인 칸이 되지 않았던 까닭도 여기서 함께 읽힙니다.
| 판결 | 무엇을 봤나 | 판단 |
|---|---|---|
| 91도253 | 조치의무 위반죄의 성격 | 사상·손괴 인식 필요한 고의범 · 과실치상과 별개 |
| 91도253 | 피해자 의사 | 반의사불벌죄 아님 |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가벼운 접촉»이라도 결론은 사정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내 사건은 전문가에게 따로 확인하십시오.
현장을 떠나기 전에 신분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줬다면 어떨까요.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도16027 판결이 이 자리를 다뤘습니다.
법원은 사고운전자가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구호 등 제54조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현장을 이탈했다면, 이탈 전에 피해자에게 자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했더라도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에 해당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제54조 제1항의 의무는 곧바로 정차함으로써 오히려 교통의 위험이 생기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즉시 정차해 사상자에 대한 구호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라고 풀었습니다.
그 사건에서 운전자는 견인차 기사를 통해 피해자에게 신분증을 건넨 뒤 피해자의 동의 없이 현장을 떠났습니다.
| 행동 | 판결의 판단 |
|---|---|
| 인적 사항·연락처 안 알리고 즉시 이탈 | 필요한 조치 다한 것 아님 (2017도15651) |
| 차에서 내리지 않고 상태 확인 없이 이탈 | 도주치상 구성요건 해당 (2008도1339) |
| 신원 자료는 줬지만 구호 등 의무 이행 전 이탈 | 도주에 해당 (2010도16027) |
반대로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건도 있습니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3078 판결입니다.
법원은 도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에게 사상의 결과가 생겨야 하고, 생명·신체에 대한 단순한 위험에 그치거나 형법상 «상해»로 평가될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충돌 부위와 충격의 정도, 피해자들의 상해 부위와 정도 등에 비추어 형법상 상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도주운전죄 성립을 부정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도로교통법위반 부분은 파기해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판시사항에는 제54조 제1항의 취지와 사고운전자가 취해야 할 조치의 정도가 함께 적혔습니다. 사람에 대한 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과, 사고 뒤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는 따로 봤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2010도16027 사건은 원심과 대법원이 같은 사실을 두고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원심은 운전자가 신분증을 건넸고, 교통 흐름을 막고 있어 차를 옮겨야 했고, 가까운 곳에 차를 세운 뒤 약 20분 뒤 돌아왔고, 피해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달리 구호할 필요가 없었으며, 목격자도 많았다는 사정을 들어 도주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다른 사정을 짚었습니다. 피해자가 사고 직후 아프다고 말했고, 두 살 된 자녀가 다쳐 울고 있어 병원에 급히 가야 할 상황임을 운전자도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견인차가 도착한 상태에서 운전자가 다시 차를 옮겨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돌아오던 길에 만난 경찰관에게 운전 사실을 부인한 점 등입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피해자의 병원 이송과 경찰관 도착 전에 현장을 떠났으므로, 뒤에 피해자가 구급차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더라도 적절한 구호조치 없이 이탈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원심이 든 사정 | 대법원이 짚은 사정 |
|---|---|
| 신분증 교부 · 20분 뒤 복귀 | 병원 이송·경찰 도착 전 동의 없이 이탈 |
| 교통 흐름 때문에 차량 이동 | 견인차 이미 도착 · 긴급한 이동 필요 보기 어려움 |
| 피해자가 병원으로 후송됨 | 피해자가 아프다고 말함 · 자녀가 다쳐 울고 있었음 |
뉴스에서 «뺑소니»라는 한 말로 부르는 것은 판결에서는 두 자리로 나뉘어 나옵니다.
하나는 사람이 다친 사고에서 구호 등 조치 없이 떠난 도주치상(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이고, 다른 하나는 사고 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 의무를 하지 않은 것(사고후미조치)입니다.
2008도3078 판결처럼 상처가 형법상 상해에 이르지 않아 도주치상이 성립하지 않아도, 조치 의무의 자리는 따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2017도15651 판결은 물적 피해 사고에서 이 조치 의무를 다뤘습니다.
| 이름 | 근거 조문 | 판결이 따진 것 |
|---|---|---|
| 도주치상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 | 사상 인식 · 구호 필요성 · 조치 없이 이탈 |
| 사고후미조치 |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구체적 상황에서 통상 요구되는 조치를 했는지 |
2008도1339 판결이 든 판단 요소를 나눠 보면 여섯 가지입니다. 사고의 경위, 사고의 내용, 피해자의 나이, 상해의 부위, 상해의 정도, 사고 뒤의 정황입니다.
이 목록에는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했는지»라는 칸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 말이 있었다면 «사고 뒤의 정황» 가운데 하나로 다른 사정과 함께 저울에 올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2010도16027 사건에서 대법원이 든 것처럼, 피해자가 아프다고 말했는지, 함께 탄 사람이 다쳤는지도 같은 칸에서 읽혔습니다. 그러니 말 한마디보다 그 자리의 전체 사정이 판단의 재료였습니다.
판매 중인 운전자·상해 상품 약관을 찾아보니 4개 손해보험사 168개 약관이 별표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 «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조문을 그대로 싣고 있었습니다.
그 조문은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 가중처벌한다고 적습니다.
약관이 법 조문을 별표로 붙이는 것은, 담보의 조건이나 용어가 그 법의 자리와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운전자보험의 형사 관련 담보를 볼 때는 담보 이름만이 아니라 별표에 실린 법 조문과 보상하지 않는 사항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법 조문이 바뀌면 약관 별표도 그 시점의 조문을 싣기 때문에, 내 약관의 판 날짜도 함께 확인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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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괜찮다»는 말보다 «조치»를 봤습니다. 판결들은 정차·상태 확인·인적 사항 제공이 있었는지를 따졌습니다.
둘, 피해가 가벼웠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경미한 물적 피해, 2주 진단 사건에서 모두 원심이 파기됐습니다.
셋, 사상·손괴를 «알았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조치의무 위반은 인식이 있어야 하는 고의범으로 판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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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운전자보험 약관 별표에는 어떤 법 조문이 실려 있고, 그 조문과 이어진 담보는 무엇입니까?
내 증권에 어떤 담보가 있는지 먼저 보신 뒤, 보험료는 여러 회사를 나란히 두고 견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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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안내
판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와 법 조문을 소개하는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보상액 산정이나 합의·청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관 참조 안내
보험사 및 상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므로, 관련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해당 약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개인 의견 안내
상기 내용은 마이크로프로텍트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권상민)의 의견이며, 계약체결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귀속됩니다.
자료 출처
판례는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15651 판결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1339 판결 ·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도16027 판결 ·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3078 판결 · 대법원 1991. 6. 14. 선고 91도253 판결)에서, 조문은 도로교통법 제54조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에서 옮겼습니다. 약관 문장은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 운전자·상해 상품 약관의 별표에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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